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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분석] 9. 프렝키 더용 (프랭키 데용, Frenkie de Jong)

by chopin5736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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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렝키 더용은 2019년 8월, 큰 기대를 받으며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그는 차비와 이니에스타가 남겨 놓은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미드필더로 보였다. 많은 미드필더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왔지만 실패했지만 말이다.

 

18/19 시즌, 아약스에서의 그의 커리어는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 아약스는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했고, 그는 챔피언스 리그 올해의 미드필더로 선정되며, UEFA 선정 올해의 팀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의 미래는 어느 때보다도 더 밝아 보였고, 성공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의 그의 첫 시즌은 평범했다. 더용은 카탈루냐에서의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각기 다른 감독들의 요구에 적응하느라 그의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로날트 쿠만이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이미 더용과 함께 한 적이 있었고, 더용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해야 될지 잘 아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2020년 3월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바르셀로나에서의 더용에 역할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네덜란드와 아약스에서 맡은 역할과 다르다. 그는 보다 전진된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배우고 있는데, 나쁘진 않지만 그것이 그의 베스트 포지션은 아니다. 내가 봤을 때, 그는 낮은 위치에서 플레이할 때의 경기력이 더 좋아 보인다.”

 

무대는 마련된 것처럼 보였다. 20/21 시즌을 앞두고 비달과 라키티치가 클럽을 떠났고, 더용이 보다 적합한 위치에서 뛰며 눈부신 활약을 펼칠 것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그의 시즌 초 경기력은 평범했다. 부스케츠와 함께 더블 피봇 중 한 명으로 기용된 더용은 공격 작업에 쉽게 관여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의 역할은 훨씬 더 제한적으로 느껴졌으며, 네덜란드 대표팀과 아약스에서처럼 볼을 갖고 전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행히도, 쿠만은 자신의 실수를 알아챘고, 2021년 첫 경기인 우에스카와의 경기에서 더용은 부스케츠, 페드리와 중원을 구성하는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비상시에는 센터백으로까지 기용되다가 이렇게 전방에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그에게 좋은 기회였다. 다행히도 그는 이 경기에서 자유롭게 공격 작업에 관여하며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2021년 들어서 그는 14경기에서 계속해서 이 위치에서 뛰며 바르셀로나의 창의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 결과, 팀의 득점에 기여하는 수치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14경기에서 4골 6도움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어떤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기록이다. 그는 9번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다.

 

 

이것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20경기에 출전하며 기록했던 2도움이라는 기록보다 엄청나게 증가한 수치이다. 역설적이게도, 쿠만은 더용이 이 포지션에서 뛰는 것에 대해 바르셀로나의 전임 감독들을 비판한 바가 있다.

 

어쨌든, 그의 새로운 포지션에서, 더용은 바르셀로나의 공격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빌드업, 키패스, 슈팅에 관련된 모든 수치가 저번 시즌에 비해 엄청나게 상승했다.

 

더용은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맡으며, 상대 팀 페널티 박스에서 메시의 쓰루 패스를 받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그는 점점 더 예측하기 힘든 플레이를 보여주며, 전보다도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고 있다. 마침내, 바르셀로나에서 그에게 가장 알맞은 역할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에 팀이 다른 전술을 꺼내 들어야만 한다면, 다른 포지션에서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될 선수는 프렝키 더용이다. PSG와의 챔피언스 리그 2차전에 앞서 주전 센터백들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은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다소 갑작스러웠지만, 그 경기에서 더용은 빌드업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센터백으로 나서게 됐다. 그는 이번 시즌에 이미 센터백으로 네 번 출전하긴 했지만, 팬들은 그 경기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놀랍게도, 그는 그 경기에서 요한 크루이프의 드림팀에서 쿠만이 맡았던 리베로 역할을 맡으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기 내내, 그는 낮은 위치에서 전방으로 볼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패싱력과 지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볼 소유와 빌드업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113번의 볼터치를 가져가며 94.2%의 성공률로 98번의 정확한 패스를 기록했다. 서류상으로는 센터백으로 기록되어 있었지만, 싱글 피봇에 가까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 다음으로 우에스카,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도 쿠만은 더용에게 리베로 역할을 맡기며 비슷한 쓰리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그는 우에스카전에서 98.8%, 소시에다드전에서 95.9%라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나, 소시에다드와의 경기는 더용에게 큰 시험대였다. 소시에다드는 매우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 팀을 압박하며 질식시키는 팀이기 때문이다. 그 경기에서 더용은 압박에서 쉽게 벗어나며, 싱글 피봇, 또는 펄스 센터백 (온라인 팬들이 그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붙여준 이름)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더용의 유틸성은 유럽의 5대 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전통적인 센터백, 싱글 피봇, 더블 피봇, 중앙 미드필더, 지금은 리베로까지 다양한 역할을 흠없이 소화하고 있다.

 

더용의 히트맵은 유럽에서도 굉장히 인상깊고,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요슈아 키미히의 히트맵과 많이 닮아있다.

 

더용의 히트맵 (좌), 키미히의 히트맵 (우)

그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리베로 롤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은 우측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을 때이다. 그는 그 위치에서 바르셀로나의 모든 공격 작업에 관여하며, 미드필더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활약을 펼쳤다.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바르셀로나를 위해 맡게 되는 어떤 역할이든 훌륭하게 수행해 낼 것이다.

 

barcauniversal.com/analysis-the-multiple-roles-frenkie-de-jong-has-fulfilled-for-barcel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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